병원비 핑계 롤 게임 계정 거래, 가해자와 피해자 사기죄 인정될까?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실려 갔다며 수술비가 당장 필요하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는다면 누구나 놀라고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절박한 모든 호소가 단순히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이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최근 지인들의 동정심을 교묘하게 이용해 억대의 돈을 뜯어내고, 온라인상에서 게임 계정 판매를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건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과연 어떤 기망 수법으로 범행이 이루어졌고, 법원은 이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알아보자.
- 피고인이 병원비 명목으로 지인들을 속여 약 1억 7천만 원을 편취함.
- 메이플스토리, 롤(LoL) 등 게임 계정을 판다고 속여 돈을 받고 계정을 회수함.
- 법원은 기망 행위를 인정해 피고인에게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함.
- 피해자 중 1명의 배상명령신청을 인용해 편취금 20만 원 지급을 명령함.
사건의 전말: 동정심 유발 거짓말과 게임 계정 먹튀 사기
이 사건의 피고인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치밀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첫 번째는 지인들의 동정심을 악용한 이른바 '병원비 사기'이다.
피고인은 2023년경 친구인 C에게 연락해 "응급실에 갔는데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며 목숨이 위태로운 것처럼 절박한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사실 피고인은 수술이 필요한 상태가 전혀 아니었으며, 오로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꾸며낸 것이다. 변제할 능력도 의사도 없었음에도, 피고인은 약 2년에 걸쳐 총 322회에 걸쳐 무려 1억 5,900여만 원을 뜯어냈다.
또 다른 지인 E에게도 "손에 기름을 부어 응급실에 가야 한다"는 황당한 거짓말로 1,590만 원을 가로채기에 이른다.
두 번째 범행 수법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게임 유저들을 겨냥한 '계정 거래 사기'이다. 범행 수법은 다음과 같다.
- 메이플스토리 계정 1대 본주 회수 사기: 피고인은 게임 계정 거래 사이트에 모바일 메이플스토리 계정을 판다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 H로부터 5만 5천 원 상당의 현금성 마일리지를 받은 뒤 구글 계정을 넘겨주었으나, 즉시 본인 인증을 통해 비밀번호를 변경해 버리는 이른바 '1대 본주 회수' 수법으로 계정을 탈취했다.
-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입금 사기: 페이스북에 롤 계정을 판다는 게시글을 올린 후,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 B에게 20만 원을 먼저 입금받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겨주지 않은 채 그대로 잠적했다.
법원의 판단: 사기죄 성립과 실형 선고 이유
대구지방법원은 피고인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을 기망(속임)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이를 통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고의가 증명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애초부터 돈을 빌려도 갚을 능력이 없었고, 게임 계정을 정상적으로 양도할 생각 없이 처음부터 회수할 작정이었으므로 명백한 기망 행위가 인정된 셈이다.
| 피해자 | 기망 수법 (거짓말 내용) | 피해 규모 |
|---|---|---|
| 친구 C | 응급실 수술비 명목 (게임 아이템 구입 목적) | 약 1억 5,926만 원 (322회) |
| 지인 E | 기름 화상 응급실 비용 명목 | 약 1,590만 원 (5회) |
| 피해자 H | 메이플스토리 계정 양도 후 즉시 회수 | 5만 5천 원 상당 마일리지 |
| 피해자 B | 롤(LoL) 계정 판매 선입금 요구 후 잠적 | 20만 원 |
재판부는 피고인이 4명이나 되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반복했고, 특히 신뢰 관계에 있던 친구 C에게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힌 점을 매우 불리한 양형 사유로 보았다.
더욱이 피해자들로부터 전혀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금액 또한 회복되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최종적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롤 계정 사기 피해자인 B가 신청한 배상명령을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편취금 20만 원을 즉시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유사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시사점
이번 판결은 지인 간의 금전 거래나 온라인상의 가벼운 게임 계정 거래라도 기망 의도가 개입되면 엄벌을 피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온라인 게임 계정을 거래할 때는 판매자가 이른바 '1대 본주(최초 생성자)'인 경우, 언제든 고객센터 본인 인증을 통해 비밀번호를 찾아 계정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개인 간 계정 거래는 가급적 피하거나, 전자계약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인이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이나 사고를 핑계로 다급하게 큰돈을 요구할 때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사실관계를 교차 검증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 본 포스팅은 대구지방법원 2026. 6. 10. 선고 2025고단5140 판례를 토대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글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적 효력을 갖지 않으므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