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이 2년간 8,250만원을 횡령했지만 선고유예를 받은 특별한 사례다.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무단 사용한 업무상횡령 사건에서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이 2025년 3월 12일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피해 회복과 피해자 탄원이 양형에 미친 영향과 선고유예 기준을 알아보겠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4고단1108 업무상횡령 선고유예 판결 분석
사건 개요
피고인 ㅇㅇ는 2007년부터 창원시 마산회원구 소재 회사의 사무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해자의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2018년 9월부터 개인적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무단 사용하기 시작했다.
횡령의 시작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추가 투자였다. 피고인은 ㅇㅇ로부터 기존 투자금을 반환받으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투자금을 빨리 회수할 목적으로 2018년 9월 17일 회사 계좌에서 1,0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피고인은 2020년 12월 3일까지 총 13회에 걸쳐 8,250만원을 횡령했다. 모든 자금은 투자 관련 용도로 사용되었고, 회사 운영과는 무관한 개인적 목적이었다.
법원의 판단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피고인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원래 선고할 형량은 징역 6개월이었지만, 여러 참작사유를 고려하여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이는 형법 제59조 제1항에 근거한 조치다.
법원은 먼저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8,250만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을 횡령한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러 긍정적 요소들이 양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선고유예 결정 이유
법원이 선고유예를 결정한 핵심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피고인이 범행을 완전히 시인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도 고려되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피해 회복과 피해자의 탄원이었다. 피고인은 횡령한 자금을 모두 변제하여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었다. 더구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계속 근무를 원하며 선처를 간절히 탄원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법원은 또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미약했다고 판단했다. 횡령 후 스스로 변제한 점에서 영구적으로 자금을 가로챌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았다. 범행 경위에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했다.
선고유예의 의미
선고유예는 유죄 판결을 내리지만 형을 선고하지 않는 제도다. 이는 범죄자에게 개선의 기회를 주면서도 법적 책임을 묻는 절충적 방식이다. 다만 선고유예를 받더라도 전과 기록은 남게 된다.
이 사건에서 선고유예가 가능했던 것은 여러 조건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 회복과 피해자의 용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한 초범이면서 진정한 반성을 보인 점도 중요한 고려사유였다.
판례의 시사점
이 판결은 업무상횡령에서 피해 회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아무리 큰 금액을 횡령해도 피해를 완전히 배상하고 피해자가 용서한다면 관대한 처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는 초범에 한해 적용되는 예외적 조치다.
반면 피해 회복 없이는 상당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시사한다. 특히 업무상 신뢰관계를 이용한 횡령은 일반 횡령보다 무겁게 처벌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유사한 상황에서는 신속한 피해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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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횡령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범죄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사건처럼 진정한 반성과 완전한 피해 회복이 이뤄진다면 법원도 관용을 베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피해자의 탄원이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피해자가 처벌보다 관계 회복을 원한다면 법원도 이를 적극 고려한다. 다만 이런 관대한 처분은 초범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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