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트는 온라인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메시지가 협박죄에 해당하는지를 다룬 법원 판결입니다. 부적절한 질문에 대한 사과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메시지 전달이 왜 협박이 아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으니 참고하세요.
부산지방법원 2023. 12. 6. 선고 2023고정531 판결
1판례 요지
이 판례는 온라인 채팅방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 오간 메시지가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룹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두 사람이 부적절한 대화와 오해로 갈등이 생겼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지인을 통해 보낸 메시지가 협박인지를 법원이 판단했어요.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에게 구체적인 해악(나쁜 일)을 고지(알리는 것)해야 하고, 그것이 사회 통념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전체 상황을 고려할 때 협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2주문
피고인은 무죄.
3판결한 이유
사건 경위
피고인과 B(30세 여성)는 'C'라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만났어요. 어느 날 피고인이 B에게 "둘이 진도 어디까지 나갔는지 물어봐도 되나"라는 부적절한 질문을 했고, 이에 B가 불쾌감을 표현하며 연락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중요 포인트 1: 피고인이 B에게 사과했지만, B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고 했어요.
중요 포인트 2: 피고인은 B가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나쁘게 말했다고 생각해 억울함을 느꼈어요.
결국 피고인은 B를 협박죄로 고소했고, 그 후 2023년 2월 20일에 B의 지인 G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부탁하나만 하자! 경찰서 다녀왔거든, B한테 벌금내고 전과자로 살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협박한 거 잘못했다고 하고 빌라고 해라! 나는 혐의 없단다. 하지도 않은 성추행 자기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뒤에서 사람 뒷담하고 협박한 죄값 다 받아 내야겠다! 사람 잘못 건든 건 본인이라고 해라"
G는 이 메시지를 B에게 전달했고, B는 이 메시지를 받고 나중에 피고인을 협박죄로 고소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협박죄의 성립 요건
발생 가능한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해야 함: 단순한 불쾌감이나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실제로 해를 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협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 기준 고려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인지 판단: 메시지가 사회적 관습이나 윤리 기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고려한 중요한 사항들:
- B가 먼저 피고인에게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고 했음
- 피고인은 이미 B를 협박죄로 고소한 상태였음
- 피고인이 보낸 메시지는 고소 사실을 알리고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임
이런 전체 상황을 고려할 때, 법원은 피고인의 행동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판결은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법적 교훈을 알려줍니다:
1. 협박과 일반적인 의견 표현의 차이: 모든 불쾌한 메시지가 협박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해요.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거나 불만을 말하는 것은 대개 협박이 아닙니다.
2. 문맥과 상황의 중요성: 단순히 메시지 내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메시지가 오간 전체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이전에 주고받은 대화,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사회적 맥락이 중요해요.
3. 온라인 소통의 주의점: 온라인에서 대화할 때는 오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불편함을 표현했을 때는 적절히 사과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좋아요. 문자나 메시지만으로는 감정이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4. 법적 해결과 합의 시도: 갈등이 생겼을 때 바로 법적 대응으로 넘어가기보다 대화와 화해를 통한 해결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상대방이 위협으로 느낄 수 있는 표현은 피해야 해요.
이 판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온라인 의사소통의 문제와 그 법적 판단 기준을 보여줍니다. 온라인에서 소통할 때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피하며, 갈등이 생겼을 때는 감정적 대응보다 합리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