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중주차로 인한 갈등이 재물손괴 사건으로 번진 판례다. 피고인이 출차를 못하게 하는 이중주차 차량을 발로 걷어차 80만원 상당의 손상을 입혔다. 법원은 피해자의 이중주차가 범행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주차장 갈등이 어떻게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지 구체적인 판결 내용과 양형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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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주차 보복으로 차량 파손 2024고단1655 재물손괴 벌금 30만원 선고 |
의정부지방법원 2024고단1655 재물손괴 판결 분석
사건 개요 및 기본 정보
이 사건은 2025년 2월 11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선고된 1심 형사사건이다. 사건번호는 2024고단1655호이며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피고인 A는 아파트 주민으로 추정되며, 이중주차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재물손괴로 이어진 사례다.
사건 발생일은 2024년 1월 17일 오후 4시 17분경이다. 장소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었다. 평범한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상적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당초 이 사건은 벌금 30만원의 약식명령으로 처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식재판으로 진행되어 결국 동일한 벌금액에 집행유예가 추가로 선고됐다.
범죄 사실과 경위
피고인은 자신의 차량을 운행하려고 지하주차장에 갔다. 그런데 피해자 C 소유의 K7 승용차가 이중주차를 해놓고 있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자신의 차량을 빼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출차를 요구했지만 피해자가 불응했다. 이에 화가 난 피고인은 발로 K7 승용차의 뒷범퍼 부분을 수회 걷어찼다. 이 과정에서 차량에 흠집이 생겼고, 수리비는 약 80만원으로 산정됐다.
사건 직후 112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피해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증거로 수집됐다. 또한 피해 전후의 차량 사진을 대조하여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손상임이 확인됐다.
법원의 판단과 증거 인정
피고인은 처음에 자신의 행위로 인해 차량이 손괴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여러 증거를 종합해 피고인의 범행을 인정했다. CCTV 분석 결과 피고인이 차량을 최소 2회 이상 발로 밀거나 걷어찬 사실이 확인됐다.
차량에 발생한 손상 흔적은 무엇인가에 긁힌 자국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피고인이 신발을 신은 발로 차량을 밀려고 시도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사건 발생 전후의 차량 사진을 비교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서 피고인이 "발로 민 사실은 있다"고 일부 인정한 진술도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됐다. 현장 출동 경찰관의 촬영 사진과 정비업체의 견적서도 중요한 증거로 채택됐다.
선고 내용과 양형 이유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집행유예를 함께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양형에서 고려된 주요 요소들이 주목할 만하다. 먼저 피해자가 이중주차를 해놓고 피고인의 출차 요구에도 불응하는 등 범행 발생에 일정 부분 원인을 제공한 점이 참작됐다. 이는 피해자의 선행 행위가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손상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이러한 요소들이 종합되어 집행유예 선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재물손괴죄의 법적 의미
이 사건은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 성립한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재물손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 즉, 타인의 소유물에 대한 효용을 침해하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유형력을 행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화가 난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차량을 걷어찬 것이므로 고의가 인정됐다.
손상의 정도나 수리비 금액은 재물손괴죄 성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양형에서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이 사건처럼 80만원 상당의 손상도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주차장 갈등과 법적 책임
아파트 주차장에서의 갈등은 매우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이 물리적 행위로 이어지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중주차를 당한 것이 화가 날 만한 일이라고 해도 남의 차를 발로 차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다.
특히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피해자의 잘못이 양형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중주차를 하고도 출차 요구에 불응한 피해자의 행동이 범행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재물손괴 행위 자체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CCTV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이라 증거 수집이 명확했다. 요즘은 대부분의 주차장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이런 행위들이 고스란히 기록된다. 순간의 분노로 인한 행동이 평생 범죄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글을 마치며
이 판결은 일상적인 주차 갈등도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무리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해도 물리적 손상을 가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특히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공동주거시설에서는 이런 갈등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의 잘못된 행동도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중주차라는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출차 요구에 불응한 것이 참작 사유가 된 것이다. 이는 법원이 사건의 전체적 맥락을 고려한다는 의미다.
주차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관리사무소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간의 분노로 인한 행동이 평생 따라다닐 범죄 기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생활에서는 서로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 글은 판례 분석을 위한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법적 조언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 글의 내용을 근거로 한 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